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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오늘의 가정 백인범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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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오늘의 가정수직적 질서에 의존하던 기존 규범 무너져…결혼 가치관 일대 변화 해체·파괴 위험속 새로운 형태 가족 출현…“공동체 기초훈련 장소로”


서울의 한 교회에서 일하고 있는 장은기 전도사(56)는 가족찬양대회를 준비하다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가뜩이나 참가자가 적어 직분자를 중심으로 설득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우연히 권유 대상인 한 장로의 아들을 만났다. 아들은 청년1부 회장을 맡고 있다.

찬양대회 이야기를 듣자 아들은 완곡하게 자신은 바빠서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교회 여러 단체에서 봉사하고 있어 한 자리에 모이는 게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장 전도사는 그래도 장로님 가정이 꼭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안색을 바꾸며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낌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장 전도사가 거듭 묻자 아들은 마침내 “아버지가 X팔려서 못나가겠다”는 말을 했다. 그 입에서 나온 단어가 격렬한 것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인 장로가 냉소의 대상이 된 것이 더 놀라웠다.

한번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 아들은 경계심이 풀렸는 지 얼마간 아버지의 ‘이중 인격’을 폭로했다. 그 내용중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것은 가족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이었다. 괴로웠던 어머니는 종종 쪽지형식으로 “괴롭다. 그렇지만 아이들 때문에 참는다”는 글을 남겼고, 아들은 여러번 구겨진 채 휴지통에 버려진 그 쪽지를 발견했다. 다행히 아들은 교회에서 아버지와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있었다.

장 전도사는 그 장로에게 참가를 권유해야 할지 아니면 말지 고민에 빠졌다. 아니 참가자가 적다는 이유를 핑계로 대회 자체를 무산시킬까 고민이다. 그게 더 ‘신앙양심’에 부합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송길원 목사(Hi Family 소장)는 지난번(1월 15일자) 대담에서 “이제는 가족의 ‘핵가족화’가 아니라 ‘개족화(個族化)’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목사는 가정이란 전통적인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는 핵심은 개인주의라고 강조한다. 역으로 말하자면 일상적인 집단의 폭력이 반감을 얻어 개인주의를 불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개인주의화는 일견 ‘집단’에 억눌려 있던 ‘개인의 행복’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선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인의 존재는 ‘관계’를 통해 올바로 형성되며 보다 많은 사람의 유익(공공선)을 추구할 때 값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지금처럼 혈연이란 관계외에는 별다른 매개체가 없는 가족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주목할 것은 오늘날 가족의 가치나 규범이 위기를 맞고 있는 데엔 ‘결혼’이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다. 대략 20대 중반에서 후반 나이의 초혼 남녀가 결혼해 2∼3살 정도 터울의 자녀로 구성되던 전통적인 가정 형성의 모델이 무너지면서 발생된 문제들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2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이 시대 가정이 이전 시대에 비해 얼마나 큰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결혼연령 증가. 2001년 남성의 평균 첫 결혼 연령은 29.6살, 여성은 26.8살로 나타났다. 1990년(남성 27.8살, 여성 24.8살)에 비해 각각 1.8살, 2살 많아진 것이다. 대략 2년 정도 결혼을 미루는 이유는 학업이나 경제 문제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결혼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필수’에서 ‘평균적 삶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의 문제로 의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혼이 인구 1000명당 2.8건으로 30년 전보다 7배 증가했다는 통계와 맞물려 있다. 선택이 잘못됐다면 주저없이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주목할 것은 이 ‘선택’마저 거부하는 자발적인 미혼남녀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 미혼남녀에게 ‘1인 가족’이란 명칭을 붙이고 있다.

둘째, 출산율 하락. 2001년 한국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는 1.3명으로 나타났다. 1970년 4.54명에 비해 3분의 1이나 줄었다. 아울러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는 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이 ‘출산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염려한다. 여성전문지 <이프>가 여대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출산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57.3%나 나왔다. 함인희 교수(이화여대)는 “출산율 저하는 국가주도의 가족계획 정책과 가족기능 변화로 인한 자녀의 효용가치 감소가 야기한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애들 때문에 산다”는 말은 점점 듣기 힘들게 되었다.

셋째, 다양한 결혼형태. 처음 결혼하는 남녀의 비율은 79.7%로 줄어든 반면, 재혼여자와 재혼남자 비율이 72년 2.4%에서 2001년 10.9%로 늘었고, 특히 재혼여자와 초혼남자 비율이 같은 기간 11배 이상 늘어난 5.6%로 나타났다. 결혼 때 여성이 나이가 많은 경우도 90년 8.8%에서 2001년 11.3%로 늘어난 반면, 남성의 경우는 같은 기간 82.2%에서 75%로 줄었다. 또한 국내입양이 불임부부를 중심으로 2000년에 비해 5% 증가한 1770명에 이르러 가족구성의 다양성을 입증했다.

가족공동체로 들어가는 초입단계인 결혼과 구성원이 형성되는 출산 등에 대한 변화는 가정을 유지하는 ‘힘’의 관계나 의사소통의 문제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질서나 혈연 우선의 가치는 심각한 몸살을 앓는 반면, 비록 소외나 갈등의 부작용을 일부 낳긴 하지만 수평적 질서와 보편가치 우선의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나눔이나 사회개혁에 대한 인식을 구성원이 ‘참여’를 통해 훈련하고 있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개별 구성원의 행동은 존중하되 보편적인 가치는 가족이란 공동체를 통해 실천한다. 정치적인 의사를 표시하는 각종 모임에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던지 봉사나 후원활동에 온가족이 함께 한다던지 하는 경우는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물론 가정이 ‘해체’ 또는 ‘파괴’되고 있다는 혐의를 받을만한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존재한다. 이혼은 일종의 트렌드로 정착될만큼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부모와 자녀간 갈등은 대화불능의 단계를 넘어 폭력양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제적 능력 여부는 자녀가 부모를 평가하는 거의 유일한 잣대가 되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가족애를 말하는 사람은 눈치없는 사람으로 비난받을 지 모른다.

그러나 가족은 한 개인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이며 동시에 공동선을 추구하는 공동체 훈련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해체’와 ‘파괴’의 흉흉한 소문이 나돌아도 가정이란 공동체를 포기할 수 없는 건 역설적으로 칼로 자르듯 ‘단절’이 어려운 ‘혈연관계’ 때문이다. 가정의 가치나 규범은 시대정신을 관통하나 가족의 피는 ‘심장’을 관통한다.


출처-기독신문      이강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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