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1)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2)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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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σου)은 ‘당신의’라는 뜻이다.
2) 아버지께서 우리를 통하여 당신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소서 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I. 주기도문 새번역에 대한 해설
1. 주기도문 번역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하다.
① 주기도문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있으나 예배용으로 마태복음의 것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여 마태복음 본문의 주기도문을 번역키로 한다.
② 연합성서공회(UBS)가 출판한 헬라어 성경(4판)의 난하주에 있는 송영도 본문으로 간주하고 번역한다.
③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되 기도문이므로 현대 문어체로 정중한 표현을 하기로 한다.
2. 번역 해설
구 버전 | 신 버전 | 두 버전의 해석의 차이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호격이므로‘아버지여’라고 번역할 수 있으나 아버지와의 친밀감을 나타내기 위하여‘여’를 붙이지 않는다. |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 아버지의1)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2) | ‘당신의(σου)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고’라야 원문에 맞는 번역이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당신’이라고 부를 경우 우리말의 정서상 적절하지 않으므로 2인칭 대명사로 대치하여‘아버지의’로 번역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드리던 주기도문에서는 이 부분 이 생략되어 있으나 원문에서는‘당신의’(σου)가 세 번씩이나 반복된 것은 강조용법으로 쓰여진 것이다. 따라서 이를 무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였다.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이 반복되어 번거로운 느낌이 든다 할 수 있으나 아버지가 강조됨으로 기도문의 정신이 더 뚜렷해진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는 어색해 보이지만, 이것을 수동태로 번역할 경우‘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하여 지게 하시며’는 헬라어 어법상으로는 오류가 없지만‘거룩하여지게’는 우리의 입에 익혀져 있지 않은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음절수를 줄여‘거룩해지게’라고 번역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번역 원칙 ③ 에 의거 원문에 충실하되 기도문이므로 현대 문어체로 정중한 표현을 찾아 아버지의 이름을 아버지께서 우리를 통하여 거룩하게 하소서라는 의미가 함축되었음을 각주로 넣고 짧은 기도문에 더 힘 있는 표현으로 전환하여 능동의‘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로 번역한다. |
나라가 임하시오며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는‘나라이 임하옵시고’보다 현대어법에 맞는 번역이다. 여기서‘오게 하시며’(ʾελθέτω)는 바로 앞의 구절의 동사‘거룩하게 하시며’(ά ϒιασθήτω)와 다음 구절에 있는 동사 ‘이루어지게 하소서’(ϒενηθήτω)가 수동태인데 반해 이것만은 능동태로서 그것을 이루는 주체가 아버지의 나라 자체인 것이 더욱 분명해진다. 3인칭 능동태 명령형인 ʾελθέτω를‘나라가 오소서’(Let thy Kingdom come)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기도문 초두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기도 대상으로 불러놓고 그에 대하여 기원하는 내용이므로 하나님(아버지)을 동작의 주체로 표현하여‘아버지 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가 된다. |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는 동사 ϒενηθήτω를 두 번 번역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헬라어 원문에서 동사가 한 번 나타나고 또 뜻으로도 두 번 번역할 필요가 없는 같은 말을 두 번 되풀이 하는 것은 과잉표현일 뿐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번역한다. |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서 σήμερον은 하루(24시간) 를 뜻하는데 우리말의 ‘오늘날’과는 다르다. 오늘이라는 우리말은 {하루}라는 뜻도 있지만 오늘날 (오늘의 시대)을 뜻하기도 한다. 예수님은 매일 매 일의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치셨으므로 오늘이라 번역한다. ἄρτο????는 빵인 데 별식이 아닌 주식을 구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고자 한다. 여기서 주시옵고는 지나치게 예스러운 표현이므로 좀 더 대중적인 표현을 써서 주시고로 한다. |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는 순서가 바뀌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죄 용서를 하나님으로부터 받고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고 할 수 있어야 논리적으로 맞는 것같이 보이나 실은 이 기도를 드리는 주님의 제자들은 이미 죄 용서를 받은 이들로 남의 죄를 용서하고 다시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고 드리는 기도다. 용서와 사해주시는 것 사이에 의미상 차이가 있으나 넓은 의미에서 용서라고 번역한다. 빚진 자(debtors)와 빚(debts)을 말하나 여기서는 죄 지은 자와 죄를 말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빚진 자 즉 잘못한 사람과 하나님께 대한 빚 즉 죄를 말한 것이다. |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시험} 대신 {유혹}이라는 단어로 번역할 수 있으나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진 시험을 쓰되 ‘빠지지 않게 하시고’로 하면 시험의 성격 이 분명해지므로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로 번역한다. 헬라어 ʾαλλʾα를 다만으로 번역한 것은 좀 어색하기 때문에 새번역에서는 이 말을 제외시켰다. 시험(유혹)과 악은 동질적인 것으로서 전반부에서는 부정적으로 후반부에서는 긍정적으로 서술한 것뿐이다. 따라서 운율상 번역을 생략한다. |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에서 지금까지 쓰던‘대개’를 생략했다. 이것은 헬라어 ὅτι에 대한 번역이다. 사실 ὅτι 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을 이끄는 접속사로서‘왜냐하면 … 때문이다.’(becasuse, for, since)의 뜻이 있다. 이것을 직역하면 문장이 길어져 리듬이 깨지고 그렇다고 대개라고 하면 대강 말해서인지 큰 원칙을 말하는 것인 지 의미상 분명치 않으므로 이 단어는 번역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권세보다는 권능이 헬라어(δύναμις)에 더 적합한 단어로 판단하고, 영원히 당신의(σου)것입니다는 송영이므로 앞의 기원이 나 간구와 같이‘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라고 정중히 번역을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영원히 당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하면 주기도문의 아름다운 운율이 마지막에서 깨질 수 있어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으로 끝난다. |
※ 연결형 어미「-고」와 「-며」는 시간적인 계기성과 동시성을 나타내는 데는 그 의미 기능이 서로 다르다.
1.‘밥을 먹고 공부를 했다’는 표현은 두 동작 사이에 시간적 전후 관계가 나타나는 계기성이 있는 것이고,
‘밥을 먹으며 공부를 했다’는 표현은 두 동작이 동시에 일어나는 차이가 있다.
2. 그러나 「- 고」와 「- 며」는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을 나열하는 경우 양자에는 큰 차이가 없다. 비가 오고(며) 바람이 불고(며) 천둥이 친다. 다만 「-고」쓰임이 「-며」보다 일반적일 뿐이다. 흔히 국어 표현에서 동일한 어미가 반복적으로 쓰이는 단조성을 깨뜨리기 위해 「-고」와 「-며」를 섞어 쓰기도 한다. 즉 ‘비가오고, 바람이 불며’라고 한다. 주기도문의 경우가 바로 그러한 형태이다.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나라가 오게 하시며, 양식을 주시고, 용서하여 주시고, 로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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